나눔의 장

몸은 마음을 담는 그릇입니다.

바른 몸에 바른 마음이 담기는 것입니다.

- 도운선사 -

♣청3.할아버지의 가르침에 순종<출3> 2003.04.22

본문

작성자 : 이범웅
♣청3.할아버지의 가르침에 순종<출생3>

<靑山巨篩 修行記>
청산의 할아버지는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이 어린 것을 보고 어떻게 미래사를 아느냐며 웃어넘겼다. 그렇지만 내심으로 무척 기뻐했다. 손자에 대한 기대가 더욱 커졌으며,사람들 얘기대로 청산이 [큰일]을 해 주기를 바랐다.

할아버지 고황규씨가 기대하는 [큰일]은 출세하여 부귀영화를 누리는 게 아니었다. 그것은 오직 나라와 고통받는 백성들을 위하는 일이었다. 우선 빼앗긴 나라를 되찾는 것이었고,
그 다음엔 모든 백성이 다같이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것이었다.

할아버지는 손자가 어른이 되면 이 일에 크게 이바지하는 사람이 되길 원했다. 또 손자를 그런 인물로 기르고자 애썼다.

그런데 청산의 觀相은 초년에 고초를 겪을 相이다. 上亭(이마)이 얕기 때문이다. 이마가 움푹 들어간 사람은 어려서 많은 어려움을 당한다.

청산의 相은 또 야인(野人)의 相이다. 中正이 우묵하게 들어갔기 때문이다. 中正이란
미간(눈썹 사이)의 바로 윗 부분을 가리킨다.

中正이 낮은 사람은 세간(世間)의 권세와 인연이 멀다. 觀相이 뛰어나며 中正이 들어간 사람은 종교 문예 등의 분야에서 탁월한 업적을 남기게 된다. 훌륭한 종교인 수행자(修行者) 중에 그런 이가 많다. 청산은 觀相으로 보아서도 수도인(修道人)의 자질을 크게 갖추고 태어난 사람인 것이다. 청산의 할아버지는 손자를 훌륭하게 키우려고 교육에 심혈을 기울였다. 청산은 세살 때부터 할아버지한테서 글을 배웠다.

청산은 총기가 좋아서 글을 매우 빨리 깨쳤다. 하나를 가르치면 둘을 알았다. 또래 아이들 몇명과 함께 공부한 적이 있었는데 다른 아이들이 열흘 걸려 배우는 것을 그는 하루에 다 익혔다. 세살때 이미 천자문을 다 외웠다고 한다.

청산의 할아버지가 글공부보다 더 심혈을 기울여 가르친 것은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법이었다. 그는 청산이 갓 말귀를 알아들을 때부터 내 이익보다 먼저 남을 생각하는 이타정신(利他精神)을 길러주려고 애썼다. 바른 몸가짐과 예절도 아울러 가르쳤다. 청산은 아주 어렸을때 맛있는 것이 있으면 남이 먼저 입에 넣도록 해라, 힘없는 생물을 함부로 죽이지 마라, 이런 말들을 할아버지한테서 자주 들었다. 그리고 할아버지의 가르침에 순종했다.

청산의 할아버지는 한때 교회에 열심히 나갔다. 그가 기독교에 입문한 것은 예수의 이타정신(利他精神)에 깊은 감명을 받았기 때문이었다. [원수까지 사랑하라]는 가르침이 늘 그의 마음에서 떠나지 않았다. 그리고 이 가르침을 실천하고자 노력했다. 어린 시절, 청산은 할아버지가 利他精神을 몸으로 실천하는 모습을 자주 보았다.

한번은 이런 일이 있었다. 저녁 때 청산의 할아버지가 밥을 짓고 있는데 거지 한사람이 구걸하러 왔다. 백발이 성성한 노인이었다. 그의 얼굴에는 병색이 완연했다. 청산의 할아버지는 그 거지 노인을 방안으로 정중히 맞아들였다. 그리고는 밥을 지어와 노인을 대접했다. 자신은 속이 안 좋아 밥을 못 먹겠다며 굶었다. 노인이 돌아갈 때는 얼마 안 남은 양식을 나눠 주었다.

이와 비슷한 일들이 자주 있었다. 청산은 그 때마다
할아버지 한테서 어떤 큰 힘을 느꼈다. 할아버지에 대해 외경심(畏敬心)도 생겨났다.
할아버지의 가르침을 더욱 잘 따르게 되었고,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조금씩 할아버지를
닮아 갔다. 이웃 사람들은 그 할아버지에 그 손자라는 얘기를 종종 했다. <문화일보 연재 청산거사 수행기>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회원로그인

접속자집계

오늘
1,444
어제
2,236
최대
17,121
전체
5,769,918

그누보드5
Copyright © 소유하신 도메인. All rights reserved.